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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 전공의의 현실과 성장, 그리고 인간적인 치유의 기록

by 뇽블리's 2025. 10. 14.

2025년 4월에 방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이하 언슬 전)은 현실감 넘치는 의료현장을 배경으로, 이제 막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전공의 1년 차들의 성장과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의학 드라마를 넘어, ‘치유하는 사람도 결국은 치유가 필요한 인간’ 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로 제작된 이 작품은 율제병원 산부인과를 무대로 펼쳐지며, 한때 드라마 ‘슬기로운의사생활’이 보여주었던 따뜻한 시선과는 또 다른 결의 현실감을 보여준다. 이곳의 전공의들은 아직 미숙하고 서툴지만, 하루하루의 수술과 진료 속에서 자신이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를 묻고 또 깨닫는다. 특히 오이영(고윤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누군가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인간으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모습은, 화려한 의학 드라마가 아니라 땀과 피, 눈물로 버티는 청춘의 리얼리티를 생생히 전한다. 의료 시스템의 현실, 병원 내 위계, 환자와 가족의 감정, 그리고 동료들 간의 연대가 어우러지며 이 드라마는 단순한 성장물이 아닌 현대 한국 의학의 단면을 담은 사회극으로 자리 잡는다.

주요 줄거리

드라마의 시작은 율제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1년 차 오이영이 처음 병원 근무를 시작하는 날이다. 그녀는 빚 오천만 원을 갚기 위해 의사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속에는 의사로서의 자존감과 두려움이 함께 얽혀 있다. 첫날부터 쏟아지는 긴급 상황, 예측 불가능한 응급 분만, 수술실의 긴장감은 그녀의 이상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그 속에서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순간, 오이영은 비로소 ‘의사로서의 첫 마음’을 배우게 된다. 동기인 김사비(한예지)은 냉철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으로, 언제나 효율과 결과를 중시한다. 그녀는 감정보다는 원칙을 따르며, 오이영과는 자주 충돌하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시킨다. 반면 표남경(신시아)는 현실적인 인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지만 전공의라는 현실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당직, 연속된 수술, 의사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의 피로가 그녀의 내면을 잠식하지만, 그럼에도 환자 한 명의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다시 하루를 버티게 만든다. 병원 안의 선배 교수진과 레지던트 간의 위계, 그리고 생명을 다루는 긴장감 속에서 전공의들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가장 큰 사건은 위험한 난산으로 병원 전체가 비상에 걸리는 에피소드다. 산모의 생명과 태아의 생명이 동시에 위태로워지자, 오이영은 자신의 판단으로 긴급 수술을 진행한다. 그 결정은 병원 내 논란을 불러오지만, 결과적으로 두 생명을 구하면서 그녀는 진정한 의사로 한 발짝 성장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각 인물의 과거와 상처가 드러난다. 김사비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표남경은 반복되는 의료 사고 속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버티는 힘을 배운다.
드라마는 이들의 치열한 일상을 통해 “의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캐릭터 소개 및 매력

  • 오이영 (고윤정)
    밝고 솔직한 성격이지만, 내면에는 불안과 트라우마가 있다.
    처음에는 빚 때문에 시작한 전공의 생활이지만, 환자들의 고통을 마주하면서 점점 진심으로 생명을 대하게 된다.
    그녀의 서사는 ‘의사로서의 자아 찾기’이며, 이는 시청자들에게 가장 깊은 공감을 준다.
  • 김사비 (한예지)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우는 인물로, 늘 침착하고 논리적이다.
    하지만 그 완벽함 뒤에는 인정받고 싶은 열망과 두려움이 숨어 있다.
    오이영과는 대립과 이해를 반복하며, 극의 중심축을 이루는 인물이다.
  • 표남경 (신시아)
    현실적이고 유머러스한 전공의로,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그러나 환자 사망 이후 죄책감과 번아웃을 겪으며 의사라는 직업의 무게를 실감한다.
    그녀의 변화는 이 드라마가 단순히 의학 드라마를 넘어 사람을 다루는 이야기임을 상징한다.
  • 엄재일 (강유석)
    성실하지만 눈치가 많은 전공의.
    동료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병원 내 갈등을 완화시키는 인물이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은 드라마의 현실적인 공기를 더한다.

명장면

이 드라마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산부인과 배경이다보니 “응급 분만 장면”이다.
폭우로 인해 산모를 육지 병원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 제한된 장비 속에서 전공의들은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 장면에서 오이영이 떨리는 손으로 수술칼을 잡으며 “할 수 있어… 내가 해야 돼”라고 속삭이는 대사는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의사는 완벽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또 다른 명장면은 새벽 3시 병원 옥상에서 전공의들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우린 잘하고 있는 걸까?”라고 묻는 장면이다. 그 질문은 단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직장인, 모든 청춘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결론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은 화려한 수술 장면이나 드라마틱한 러브라인 대신, 의료 현장의 땀과 현실, 그리고 인간의 온기를 담았다. 이 드라마는 전공의라는 이름 아래 살아가는 청춘들의 치열한 일상을 통해, ‘의사도 사람이다’라는 평범하지만 잊기 쉬운 진실을 되새기게 한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스스로의 삶을 버티는 사람들, 그들이 보여주는 진심 어린 헌신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결국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의학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이해하는 예술이다” 라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청춘을 그린 이 드라마는, 모든 직장인과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잘하고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