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움직임이 일상을 만든다, 손의 기능 회복을 위한 첫걸음
손은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신체 부위입니다. 컵을 들고, 스마트폰을 터치하고, 옷을 단추로 잠그는 모든 순간에 손이 필요하죠. 하지만 뇌졸중, 외상, 퇴행성 질환, 혹은 발달지연 등 다양한 이유로 손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그 일상적인 동작 하나하나가 큰 장애로 다가옵니다.
이때 작업치료사는 단순히 손을 움직이게 하는 훈련을 넘어, 손의 기능을 평가하고, 치료계획을 세우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지원하는 전문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손 기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작업치료 평가도구들과, 그에 기반한 치료 방법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드립니다.
1. 손 기능이 중요한 이유
손은 움직임(motor), 감각(sensory), 인지(cognitive) 세 영역이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위입니다. 즉, 손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건 단순한 힘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하게 느끼고 판단하고 조절하는 복합적인 능력의 저하를 의미합니다.
✅ 손 기능이 저하되면 발생하는 문제 예시:
- 셔츠 단추를 잠글 수 없음
- 연필을 쥐고 쓰기가 힘듦
- 젓가락질이 어색하거나 흘림
- 뜨거운 물에 손을 넣어도 반응이 없음
- 도구를 쥐었을 때 놓치는 경우 빈번
이러한 문제는 노인, 신경계 손상 환자, 발달지연 아동 등 다양한 대상에게서 나타나며, 정확한 손 기능 평가와 단계별 작업치료 개입이 필요합니다.
2. 대표적인 손 기능 평가도구
✅ 1) 그립력 측정 (Hand Dynamometer)
- 손의 전반적인 악력(쥐는 힘)을 수치로 평가
- 표준화된 수치로 양손 비교 가능
- 연령·성별에 따른 정상 수치와 비교 가능
- 치료 전후 변화 추적에 유용
📌 어르신 손 기능 유지 여부 확인 시 필수 도구
✅ 2) 핀치력 측정 (Pinch Gauge)
- 엄지와 검지, 중지 등 세 손가락 집기 힘 측정
- Lateral, Tip, Three-jaw Chuck 등 다양한 측정 방식
- 미세 손 움직임 기능 평가에 적합
📌 글쓰기,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와 밀접한 기능
✅ 3) Minnesota Manual Dexterity Test (MMDT)
-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측정하는 손재주 검사
- 손의 위치 바꾸기, 뒤집기 등의 동작 반복
- 직업복귀 시 손 기술 회복 평가에 적합
📌 기계조작, 타이핑, 요리 등의 직업재활 평가에도 활용
✅ 4) Purdue Pegboard Test
- 작은 핀을 제한 시간 내에 구멍에 넣는 검사
- 한 손, 양손, 조립 과제로 나뉘어 손 협응 능력 측정
- 소근육 조절, 협응, 시지각 기능 평가 가능
📌 특히 뇌졸중, 파킨슨병 환자 치료계획 수립에 유용
✅ 5) Jebsen Hand Function Test
- 실생활 동작을 기반으로 한 기능 평가
- 글쓰기, 카드 뒤집기, 물건 들기, 숟가락 옮기기 등
-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속도와 난이도 분석
📌 ADL(일상생활활동) 회복 목표 설정 시 효과적
3. 평가 이후, 손 기능 치료는 어떻게 접근하나요?
손 기능 훈련은 단순한 반복 훈련이 아닙니다. 평가 결과에 따라, 환자의 일상·직업 목표에 맞춰 단계적으로 설계됩니다.
✅ 작업치료 기반 치료법 예시
- ROM 운동: 손가락 굽히기, 펴기, 손목 회전 등
- 근력 강화 훈련: 세라밴드, 그립볼, 핀치 클립 등
- 정확성 훈련: 퍼즐 맞추기, 핀 꽂기, 조립 훈련
- 감각 재교육: 다양한 질감·온도 자극 적용
- 양손 협응훈련: 공 잡기, 실 꿰기, 손-눈 협응
- 일상생활 중심 활동: 단추 채우기, 지퍼 열기 등
- 도구 훈련: 글쓰기 보조도구, 특수 손잡이 수저 등
📌 아동이면 놀이 중심, 성인이면 일상·직업 중심, 노인이라면 독립생활 유지 중심으로 설계됩니다.
4. 적용 : 이런 환자에게 이렇게 쓰입니다
🧓 노인 손 기능 재활 (파킨슨병)
- 평가도구: Purdue Pegboard, Jebsen Test
- 치료: 식사도구 사용, 털실 감기, 탁구공 쥐기
- 목표: 자조활동 유지, 낙상 예방
👩⚕️ 뇌졸중 후 반측마비 환자
- 평가도구: 그립력 측정, Pegboard
- 치료: 비우세 손 보완훈련, 비대칭 손 사용 훈련
- 목표: 양손 협응 확보, 가정복귀 후 자립
👦 발달지연 아동
- 평가도구: PDMS, BOT-2, Pegboard
- 치료: 집게로 구슬 옮기기, 점토 찍기, 색종이 자르기
- 목표: 쓰기 준비, 학습태도 개선, 감각통합 연계
손의 움직임 회복은 삶의 독립으로 이어집니다
손은 단순한 신체 기관이 아닌, ‘삶의 질을 실현하는 도구’입니다. 작업치료사는 손 기능을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일상성과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손 기능이 조금만 회복돼도 스스로 식사를 하거나, 단추를 채우고, 메모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작은 변화가 환자에게는 ‘자립’이라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정확한 평가와 체계적인 치료로 작은 손의 움직임이 다시 삶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바로 작업치료사의 손재활입니다.